작가의 삶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을 읽었다.
다자이 오사무는 39살이라는 짧은 나이를 살면서 자살 시도를 5번을 하고 1948년, 결국에 성공했다.
살아있는 동안 모든 것이 고통과 인내의 연속이었다.
행복이라는 감정은 불투명하고 그 행복 또한 대부분은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누군가를 보며 연민하며 생기는 행복이었던 것 같다.
그것을 알 수 있는 이유는 인간 실격에 나오는 주인공은 작가의 삶을 투영한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일본의 전쟁 패배로 인한 암흑기를 살았던 남자다.
그로 인해 겪었던 생애의 지옥과 같은 삶들을 써 내려간 책이 바로 이 책이다.
美의 정의
인간 실격이라는 제목 그대로 사회적인 인간으로는 볼 수 없을 만큼 최악인 남자가 등장한다.
아마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책의 시작부터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다.
사회적으로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솔직히 말해서 역겨운 기분을 느끼는 사람도 있으니까 말이다.
더 나아가 자신의 연인이나 자식에게도 비사회적인 행동을 보기가 싫어 과도하게 사회적인 행동을 요구하는 것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이 책도 마찬가지로 생각하지 않고 읽으면 결국에 "아 이 책 기분 더럽네. 배운 것도 없다"라고 느끼기에도 충분할 정도의 책이다.
주인공은 누군가를 사랑할 수 없고 사랑받을 수도 없는 정신세계이지만 초월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누구나 그러한들 사람의 인정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기에 그 사이에서 어떻게 생존해야 할지 철저하게 고민했던 사람이다.
주인공의 삶은 지속적으로 타인의 시선에 반응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 반응 속에서 자신이 느끼는 악랄한 생각들을 한치의 망설임 없이 생각해 냈다.(정확히는 작가가 쓴 것이지만)
이해하지 못할 타인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삶과 내면은 썩어가고 있었던 것을 그대로 표현했다.
자신도 누군가를 인정할 수 없고 인정받지 못하는 상태의 고통이란 너무 컸을 것이다.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생각과 관념을 폭죽 안에 넣어 터트리고 산화하기라도 하듯 인간으로서는 실격된 모습으로 우리에게 전달하고 끝낸다.
그 과정에서 자기 변명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책을 읽고자 했던 이유는 인간의 외로움에 대한 해결은 "인정받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인공도 역시 그 인정이라는 단어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기에 온갖 익살을 부리면서 살아갔다.
책의 처음에는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로 시작한다.
부끄럽기 때문에 창피했다는 것이 아니라 부끄럼 그 자체를 표현한 책이다.
사회적인 죽음
나조차도 한명의 사회인으로서 남의 시선도 맞춰주고 내면도 잘 볼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이 책은 이렇게 남의 시선을 철저히 무시하고 자신의 내면 만을 그려내는 것은 놀랍기만 하다.
왜냐면 그건 한 명의 사회인으로서 죽음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적인 죽음'
별로 생각해본 적 없는 주제다.
정신적인 죽음과 신체적인 죽음은 있지만 사회적으로 죽는다는 것은 조금 어려운 주제다.
사실 많은 정신적인 고통은 사회적인 문제로부터 오긴 하지만 말이다.
사회적인 죽음은 곧 사회적인 문제로부터 온다.
작가가 살던 암흑기의 일본이 아닌 지금의 일본의 사회적인 문제는 어떨까?
최근에 일본의 '빈 집 문제'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 있다.
핵심은 일본의 저출산 문제였는데, 이 저출산 문제가 야기되는 사회적 문제가 일본과 한국이 서로 너무 달랐다.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누구나 알 듯이 결혼, 젠더 갈등, 주거 문제 등에 대해 암울한 미래에 공감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현재는 한국이 일본의 GDP도 따라잡은 상태이고 세금 문제, 물가 문제에 있어서도 훨씬 긍정적인 상태다.
하지만 일본은 한국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인 문제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취업 문제에 있어서도 더 낙관적인 분위기다.(전반적으로 신입은 취업해서 배우자는 분위기)
이런 낙관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아이를 낳지 않거나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이 훨씬 많아졌는데, 그런 사람들은 사회적인 문제 속에서 부정적인 생각을 키우고 미래의 암울함을 생각하기보다 자신만의 행복을 찾는 다양함을 추구하기 때문이다.(물론 한국인 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더러 있겠지만)
물론 일본 정부는 그 것 자체를 사회적인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
어쨌든 일본 사회는 결혼을 하지 않았던 사람도 "그 쪽이 행복하다면 결혼하지 뭐"라든가, 그런 분위기다.
부정적이기 때문에 싫다는 것과 다른 행복한 것도 있기 때문에 싫다는 것은 너무 극명한 차이다.
나는 한국에 살면서 사회적인 문제를 꽤나 인정하며 사는 사람 중에 한명이다.
근데 재밌는 점은 군중심리 같은 건 쉽게 휩쓸리지 않는데, 이런 사회적인 거대한 문제는 쉽게 휩쓸리지 않았나라는 생각이다.
즉, 나는 사회적인 구속력을 그대로 느끼는 사람 중 한명이라는 뜻이다.
사회적인 기준에 맞지 않을 때 "그렇게 살면 행복하지 않잖아"라는 생각이 가득했었다.
하지만 실제면서 물리적으로도 일본이 더 살기 힘든데도 미래의 문제에 대해 낙관적이다.
이건 분명히 사회가 만든 심리의 영향이 크다.
사회적인 심리가 때로는 우리에게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지금은 경쟁 심리의 긍정적 작용 밖에 떠오르지 않지만), 가끔은 이런 사회적인 모습을 말살시켜 놓은 채로 내가 원하는 행복이 어떤 것인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안그러면 지금처럼 사회가 만들어놓은 부정적인 생각으로 인해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이 가득할테니까 말이다.
그만큼 우리는 살아가면서 나의 내면을 모르고 살아가기도 하고 아니면 아예 모를지도 모른다.
결국에 나의 내면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은 나여야 하겠고 그게 산화이든 공감이든 나를 위로해 주는 것은 인생의 말미에서 나 자신 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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